[결혼] 배원룡·김현숙 집사님의 장녀 송이양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배원룡 댓글 작성일10-10-22본문
엎드려 감사드립니다.
— 딸아이 혼례(婚禮)에 베푸신 후은(厚恩)에 대하여 —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만산홍엽이 손짓을 하는 좋은 계절에 황금 같은 주말의 귀한 시간을 조금도 아끼지 않으시고 직접 딸아이의 혼인예식장을 몸소 찾아오시어 축복해 주신 데 깊이 감사드립니다. 바쁘신 일정에도 불구하고 인편으로 혹은 우편환으로 또는 온라인으로 후은(厚恩)을 베풀어 주신 데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이번 혼인예식은 연극연출을 전공한 딸아이가 연출 솜씨를 발휘하여 자신의 결혼식을 연출하였고, 양가 가족들은 연출자를 대신한 사회의 안내에 따라 출연한 배우들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예식을 앞두고는 사실 주례 없는 특별한 결혼식에 대한 평가에 적잖이 걱정하였는데, 식후에 많은 분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듣고 난 후에야 비로소 마음이 놓였습니다.
이번에 딸아이가 자신의 결혼식 연출에서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신랑신부가 시종일관 하객을 대면하고 서서 예식을 진행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까닭은 하객 한 분 한 분을 바라보면서 축복해 주신 그 고마운 마음을 가슴에 깊이 새기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양가 부모는 성혼선언문으로, 당부와 덕담으로 아이들의 장래를 축복해 주고, 또 아이들은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에 대한 고마움을 편지글에 담아 낭송하며 부모자식 사이의 사랑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또한 사위는 평소의 바쁜 일정 때문에 사랑고백을 제대로 못했다면서 ‘장미꽃 행진’이란 깜짝 이벤트를 펼쳤습니다. 하객들 중에서 20여 명을 엄선하여 장미 한 송이씩을 들고 입장하여 신부가 들고 있는 바구니에 장미꽃을 채우게 하고, 마지막에 신랑의 제씨(弟氏)가 꽃다발 하나를 들고 입장하여 신랑한테 전달하고, 신랑으로 하여금 그 꽃다발을 신부에게 전하며 사랑을 고백한다는 내용의 특별한 이벤트입니다. 이것은 신부는 물론이고 저희 가족들조차 눈치 채지 못한 그야말로 깜작 이벤트였습니다. 이 이벤트가 딸아이에게 큰 감동을 안겨다 준 것 같습니다.
축가의 순서에서는 딸아이와 연극 동아리에서 함께 활동하던 신부의 친구들이 판소리 <가시버시>와 <사랑가>를 우리 가락으로 불렀는데, 신부 애비인 제가 흥에 못 이겨 덩실덩실 춤을 추는 추태를 부려 식후에 제 정신이 들고 보니 두고두고 후회가 남습니다.
무엇인가 감동이 있는 특별한 결혼식, 하객들에겐 흥미와 볼거리가 있는 색다른 결혼식, 신랑 신부에겐 잊지 못한 추억이 되는 그런 결혼식을 기대하면서 예식을 준비했으나, 지나고 보니 아쉬움이 많은 결혼식이 되고 말았습니다.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서 결혼식의 중요한 장면을 잠시 소개해 올렸습니다. 이번 딸아이의 결혼식을 계기로 가족과 하객이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축제와 같은 감동이 넘치는 그런 결혼식으로 발전해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혹시라도 주례 없는 결혼식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을 위해서 이번 결혼식 식순을 첨부하오니 참고 하시고, 더 자세한 내용을 원하시는 분들께는 시나리오도 보내드릴 용의가 있음을 밝힙니다.
앞으로 귀댁의 대소사에도 꼭 참석하여 이번에 베풀어 주신 크신 은혜에 보답할 수 있도록 반드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귀댁에 하나님의 은총이 늘 함께 하시고 뜻하시는 모든 일들이 여의하시길 기원합니다.
2010년 10월 20일
배원룡 김현숙
배송이(딸) 김병훈(사위)
삼가 엎드려 올립니다.
댓글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