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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샘터 | 사할린에서 2015년 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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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차광찬 작성일15-03-05 07:51 조회1,2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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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에서 평안을 전합니다.

평안이라는 말이 절실한 때입니다. 우크라이나 사건 이후 급변한 국제 경제적 상황은 자못 전시의 분위기를 방불케 합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삶의 애착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고 있지만, 쉽지 않은 길을 통과해야 한다는 각오를 많은 이들에게서 볼 수 있습니다. 나폴레옹 전쟁과 2차 대전도 이겨냈던 이 용감한 국민들의 의지를 이 작은 마을의 연약한 소녀들에게서까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아무 것도 없어도 텃밭을 일구며 검소하게 살아가면 승리할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에 대한 처우는 더 엄격해졌습니다. 3개월 취업허가 및 1년 이상의 비자를 받는 모든 외국인들과 영주권자도 모두 러시어어와 역사 및 러시아 헌법에 대한 지식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거나 일괄적으로 시험을 보아야만 합니다. 이 새로운 법으로 인해 많은 외국인들과 중앙아시아 사람들이 본국으로 돌아갔고, 시험을 보려는 사람들은 접수를 위해 길에 서서 추위를 참으며 기다렸습니다. 며칠 전 우리 마을 이민국에 가서 줄을 서려고 했더니 한 중앙아시아 사람이 자기가 하루 전날 점심때부터 줄을 서서 밤새 건물 앞에서 교대로 서 있다가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저에게도 하루 전 점심때부터 줄을 서라고 했습니다. 과연 인간이 할 일인가 싶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이번 달 19일까지는 영주권 연장 신청을 해야 하는데, 이 새로운 시험 때문에 신청서류를 넣을 수가 없었고, 어렵게 시험을 보았지만, 합격증이 나오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서 도저히 기한 안에 서류를 낼 수가 없습니다. 어제 주이민국 국장과 최종 면담을 했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너무 어렵게 받은 영주권이라 잃어버린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지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비자로 다녀야 할 것 같습니다. 겸손에는 끝이 없습니다. 때로 이것이 나의 무능력인지 예수님의 십자가인지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선하신 뜻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신학생 비쨔는 이번 3월에 블라디보스톡 신학교로 보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일년 간 이곳에서 준비도 하였고, 블라디보스톡에서는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집중적이고 공동체적인 수업을 받게 됩니다. 2년간 6학기를 마치는 과정입니다. 본래 계획했던 대로 3년간 신학교육을 받는 셈이 됩니다. 비행기표는 끊어놓았고, 마지막으로 함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비쨔가 가있는 동안 생활비를 보내주려고 합니다. 더 큰 도시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하시는 동료 목사님들도 계십니다. 저는 무엇보다 비쨔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결정을 하였습니다. 제가 쓰려고 공부시키는 것도 아니고, 하나님께 쓰임 받게 되기를 바랍니다. 다만 비쨔에게 나중에 준비가 되면 돌린스크로 돌아와 목사가 되라고 이야기는 하였습니다. 그런 자세로 공부하고 준비한다면, 어떤 교회에서든 쓰임받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 일에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빕니다. 비쨔를 위해 계속적인 기도를 바랍니다.

제 아내는 바이러스성 폐렴과 천식으로 한국에 아이들과 함께 나가 있습니다. 폐렴은 조금씩 호전되고 있고, 천식은 딱히 약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올해 후반기에는 안식년을 허락을 받았습니다. 7월부터는 한국에 있을 계획입니다.

이런 저런 일들과 어려움 속에서, 더 소중한 것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내가 없는 동안 아침마다 밥을 준비해주시고 챙겨주시는 교인들의 사랑과 내 거주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부지런히 전화해 주고 함께 다녀주는 청년들의 정성과 같은 것들입니다. 러시아어를 한다고 해서 더 큰 목회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큰 교회, 큰 선교는 통역을 쓰시는 선교사님들이 훨씬 잘 하시고, 저는 오히려 러시아어를 통해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고 상담하고 그런 작은 일을 위해 부름을 받은 것 같습니다. 그런 일에 저에게 기쁨이 되고, 그것이 저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축복인 줄로 압니다.

하나님이 저에게는 뭐 하나 쉽게 그냥 주시는 게 없네요. ^^ 할렐루야! 하나님 뜻이 있으신 줄로 압니다. 늘 후원해 주시는 교회와 성도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한 해 한 해가 특별하지만, 올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 같습니다. 기도를 바라고, 이곳의 교회들을 하나님께서 지켜 주시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2015218일 차광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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